Amazon CTO, Werner Vogels와의 저녁식사

블로그에 남겨야겠다고 생각한 내용이었는데, 벌써 한달이 넘게 지난 일이군요. 지난 얘기지만, 꼭 남겨두고 싶은 얘기들이 있어서 메모를 뒤적이며 기억을 되살려 남겨봅니다. 5월말 Werner Vogels박사 방한에 관련한 내용입니다.

Werner Vogels

werner vogels

아마존닷컴의 부사장이자 CTO인 Werner Vogels 박사님이 방한했습니다. All Things Distributed라는 테크니컬 블로그를 통해, 많은 개발자가 익히 알고 있는 분입니다. 모든 NoSQL 바람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Amazon Dynamo 논문을 알게된 이래로, 블로그 피드도 구독하고 있으며, 그의 업적으로 전세계에 서비스중인 Amazon Web Services도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박사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위키피디아에도 잘 나와 있습니다.

Facebook AWS User Group을 대상으로 특강

서울 디지털 포럼 2012에서 강연하기 위해 서울에 오셨다는데, 온 김에 페이스북의 AWS사용자 그룹을 대상으로 따로 시간을 내서 특강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윤석찬님이 Daum 한남오피스 건물 강연장을 쓸 수 있도록 섭외에 주셨지요. 덕분에 Daum의 직원들도 편하게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lecturing

발표한 내용은, AWS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 정도로 볼 수 있었구요, 발표도 좋았고 질문과 답변시간에 다양한 언급도 기록해둘만 했습니다. 강의와 Q&A시간을 통틀어서 메모한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이 시대의 보안모델
  2.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먼저 만들기
  3. 트랜잭션이 필요한 경우를 구분하기
  4. Update빈도가 적은 데이터의 경우, DynamoDB대신, S3에 JSON/HTML데이터를 저장하는 방법

보안 모델에 대해, 과거에는 해자로 둘러쌓인 성(castle)으로 비유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내부의 보안 네트워크와 외부의 신뢰할 수 없는 네트워크로 구분하여 방화벽(성문)을 통과한 접근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허용된 모델이죠. 지금의 IT환경이 다 이렇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점점 그렇게 통제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현재에는 도시 모델로 가야한다고 말합니다. 해자를 깊게파고 성벽을 높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각각의 자원에 대해 자체적 보안을 강화하고 내부의 정찰도 중요시 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오래전부터 각각의 OS에서도 자체 방화벽이나 보안모델을 쉽게 설정해 사용할 수 있으니, 잘 활용해볼만한 때가 된거 같습니다.

어떤 서비스나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모바일 대응이 먼저라고 말합니다. 일반 PC웹 트래픽대비 모바일의 성장세가 가파르고 이제 은 모바일이라는 거죠. 아주 당연한 얘기라 부연할 내용이 없습니다. 그저 끄덕이며 넘어갈 수 밖에요.

DynamoDB에 대한 청중의 질문중, 트랜잭션처리에 관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는 트랜잭션이 필요한 두가지 관점을 언급했습니다. 첫째, 하나의 레코드(아이템)에 대해 다수의 writer가 접근할 때의 atomicity를 위한 관점이 있고, 둘째로, 다수의 레코드가 한번에 모두 업데이트되거나, 모두 그대로 남게하기 위한 관점(All or Nothing)입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DynamoDB도 잘 대응이 되어있지만, 후자의 경우는 아닙니다. 후자의 트랜잭션 처리가 필요하다면 별도의 처리가 필요합니다. 기존의 RDB들이 아주 잘하는 일이죠. 당연한 얘기지만, DynamoDB가 모든 애플리케이션에 만능으로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활용에 따라 적절한 서비스를 잘 골라 활용하는게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메모한 팁이 흥미로웠습니다. Update빈도가 적은 데이터의 경우 S3에 JSON이나 HTML렌더링 데이터를 마치 캐쉬(cache)데이터인양 저장해놓고 클라이언트에서 직접 HTTP로 가져가는 방법을 언급했습니다.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싶습니다.

저녁식사

박사님측 인원분들과 Daum직원 몇분이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게되었습니다. 고기와 맥주를 매우 좋아하시더군요. 간단한 질문에도 장황하게 많은 내용을 설명하면서 답변하시는 스타일이라,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중간중간 아주 반짝이는 눈빛으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AWS의 훌륭한 프로덕트들을 오픈소스로 공개할 생각은 없었냐”고 여쭤봤는데, 오픈소스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계셨습니다. 소스를 공개하는것이 다가 아니고, 그에 따르는 운영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의미있다고 강조했으며, AWS가 하는 일이 그 서비스를 값싼 전기 공급하듯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과거에는 직접 비싼 발전소를 짓고 전기를 썼었다면, 이제는 전력회사가 값싼 전기를 곳곳에 공급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또 하나의 질문으로, Dynamo논문의 오픈소스 구현체인 Riak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여쭤봤습니다. 제가 살펴본 구현체중 가장 맘에 드는 제품이기에 어떻게 평가하시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저는 리악에 가까운 발음으로 여쭤봤는데, 못알아들으시고 라이악에 가까운 발음으로 부르시더군요. 라이악이었나봅니다, 라이악.) Riak을 포함한 Cassandra, Voldemort 모두 다 Dynamo 논문의 카피에 불과하지 않냐고 말합니다. Dynamo 논문도 새로운 내용은 없고, 단지 이미 알려진 분산 기술들을 한군데 총체해놓은 것이 새로운 것이라면 새로운 것이라고 겸손히 말한 한편, 오픈소스 제품들에 대해서는 “무엇이 새로운가?“라는 평가였습니다.

이어지는 여러 주제의 얘기 끝에 대화의 맥이 끊겼을 즈음, 박사님께 사인 한장을 부탁했습니다. 농담으로 생각하셨는지 장난이었는지, 아니면 소주병이 특별해 보였는지, 소주병을 가르키며 소주병 바닥에다 사인을 해주시려 합니다. “아닙니다. 따로 싸인 받을 것을 가져왔습니다.“라고 말하며 따로 프린트해 온 박사님 논문을 내밀었습니다.

그러자, 사인하시길 망설이는듯 잠깐 기다리라고 하시더군요. 알고보니, 어떤 글귀(?)를 적어줄지 고심하신거더군요.

autographing

the paper

코팅해서 보관해야겠습니다.

이런 분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눌 때의 장점은, 책이나 웹의 자료에서 쉽게 느끼기 어려운 열정을 전파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쉬운 점은, 그 기운을 다시 글로 옮기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저도 제가 하는 일에 있어서, 박사님 같은 열정을 뿜어낼 수 있게되기를 기대해봅니다.